이사 증원 정관변경안 두고 격돌…아주·동양레저 등 캐스팅보트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동양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현 경영진까지 가세해 의결권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옛 동양그룹의 계열사인 레미콘.건자재 회사로 그룹리스크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거친 만큼 경영권 행사방향에 따라 해당 업계 재편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동양은 1% 미만 소액주주가 전체지분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나마 지분율이 높은 아주그룹과 동양레저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양의 주주총회는 오는 30일 열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과 유진기업은 18일부터 주총 전까지 소액주주로부터 의결권 위임을 받는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큰 안건은 제1호 의안의 이사 수 증원과 제2호 의안의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이다. ㈜동양 현 경영진은 지난해 말 이사회 정원을 10명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정관을 바꾸고, 이사 10명을 모두 채웠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이번 주총 때 정관변경 안건을 통과시켜 이사 수를 늘려야만 경영 참여가 가능하다.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신규이사를 선임하는 2호 의안이 자동으로 폐기되기 때문에 우선 1호 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관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한다. 보통결의보다 조건이 까다로워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지분경쟁을 벌이고는 있지만 정관변경안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손잡고 안건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가 각각 ㈜동양의 9%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관변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지분율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삼표(동양 지분율 3.19%)와 동양레저(3.03%), 아주그룹(0.8%) 등이 어느 업체의 손을 들어줄 지에 따라 정관변경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표는 ㈜동양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레미콘 업체인 삼표 입장에서 동종업계 경쟁사인 유진기업이 ㈜동양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레미콘 시장점유율 1위는 유진기업이고 2위가 삼표다.
동양레저와 아주그룹의 어느 쪽에 의결권을 내줄지도 관심사다. 동양레저는 지난해 말 동양 보유주식을 매각하려다 지분 경쟁이 붙자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매각을 중단한 바 있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의결권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아주그룹도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추후 지분 매각 때 더 높은 가치가 예상되는 업체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출처-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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