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건설, 불량레미콘 시공 '은폐' 의혹…시는 '뒷짐’
㈜라인건설이 아산테크노밸리의 이지더원 아파트 시공 과정에 불량 레미콘을 공급받아 사용했다가 감리과정에서 불가 판정을 받아 재시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라인건설이 해당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아산시에 따르면 설계 강도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시에 보고한 것은 물론 재시공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2월이 돼서야 입주예정자들에게 재시공 경위를 알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아산시도 불법 사항 조사와 입주자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 등을 뒤늦게 촉구해 불량레미콘 공급과 사용을 방조했다는 지적을 비켜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 둔포면 아산테크노밸리 AB2블록과 AB3블록에 이지더원아파트를 건축 중인 라인건설은 AB2블록의 308동 17층, AB3블록의 404동 16층에 타설한 레미콘이 설계 강도 기준에 40~50% 가량 미치지 못한 것을 지난 11월 중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해당 2개 층, 8가구에 해당하는 구조물을 철거하고 지난 12월 중순 보강공사를 마무리했다.
라인건설 측은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불량 레미콘을 제공받은 사실을 반입 당시에는 몰랐고 불량 여부가 확인되자 바로 철거하고 재시공 했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콘크리트 특성상 레미콘의 불량 여부는 반입 즉시 확인이 불가능하며 타설 이후 28일이 지난 뒤에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것은 해당 사실을 시에 뒤늦게 보고한 것과 입주 예정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산시에 따르면 라인건설이 불량레미콘 타설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이다. 이후 외부기관에 의뢰해 검토한 결과도 동일해 해당 사실을 12월 중순 시에 구두로 보고했다. 공문 양식의 보고는 분기별로 제출하도록 돼 있는 감리보고서를 통해 1월7일 이뤄졌다.
하지만 시공사가 철거를 시작한 것은 11월 말, 재시공을 완료한 시점은 12월 말이었다. 불량레미콘 시공사실이 감리과정에서 확인되자 일단 철거·재시공을 진행하고 보고는 뒤늦게 한 것이다.
재시공 경위를 입주예정자들에게 고지하는 과정도 뒤늦게 진행됐다.
라인건설이 입주자 대표들을 만나 불량레미콘 시공 후 재시공 경위와 향후 구조안전진단 실시 계획을 밝힌 것은 이달 1일이다.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이 알려지고 난 뒤다.
결국 불량레미콘 시공 사실을 입주예정자들에게 숨기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아산시 측은 불법 사항 조사와 고발조치, 입주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 등은 시공사와 시행사의 몫이라며 문제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산시 관계자는 “관련된 사실을 보고받은 이후 시행사 측에 외부기관의 구조안전 진단을 의뢰토록 하고 입주자 불안 해소를 위한 조치를 권고했다”면서 “입주 예정자들에게 불량레미콘 시공 경위를 고지하고 불량레미콘 생산업체의 위법 여부 조사를 의뢰하는 등의 조치는 시공사나 시행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시는 건축 현장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입주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오늘(12일) 건설사 측에 발송할 예정이다. 12월 중순 관련내용을 보고받고 2달 가까이 지난 뒤의 조치다. 시공사와 불량레미콘 생산 회사에 대한 시의 정책이 미온한 것을 넘어 봐주기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불량레미콘 생산업체 고발과 관련해서는 레미콘 설계 강도 미달의 책임을 놓고 아세아레미콘과 라인건설의 주장이 갈리고 있어 경과가 주목된다.
시공사는 주원료인 시멘트의 품질 자체의 문제를 주장하는 반면 아세아레미콘 측은 물 배합 등 타설 과정이 잘못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고발조치는 한국기술표준원의 조사 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뒤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르면 적합한 레미콘을 공급하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출처-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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